재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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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재회4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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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나와 

지하철 역 입구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진현이를 발견했다.

나는 차선이 어긋나 있어 길 가에 차를 대놓고 

우산이 없으니 급히 달려가 그를 데리고 왔다. 


차를 타고 교회로 오는 중 

8년 전 추운 겨울의 일이 떠올랐다. 


“진현아, 네가 불을 내고 나간 날 

소방소에서 내게 한 밤중에 어떤 문자가 왔는지 아니?

“건물 전소, 1명 행방불명”  


나는 즉시 잿더미 속을 찾아보라고 했다.

주변 밭이랑도 쓰러져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였다. 

죽었는지 알았다. 

그러나 11월 말 날은 춥고, 

밤은 어두워 확인이 불가능하였다. 


동이 트기를 기다려,  

너를 찾았지만 

다행히 없었다. 

일단 안도를 했다. 

“죽지는 않았구나!”

불행 중 다행이라 감사하였다. 


“진현아, 그후 이렇게 너를 8년을 기다렸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게 있다. 


너, 당시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니?

어떻게 하다가 불을 냈니?”


“……….”

한 동안 생각 끝에 그는 

“목사님, 그때 생각이 나지 않아요!”

“정말이니, 생각이 나지 않니?”

“예,…!”


죄책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이야기를 피하는 것일까?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기에 

트라우마로 인하여 스스로 기억을 지워버린 것일까?


“그래, 기억에 없다면 어떻게 말하겠니?

이야기하지 않아도 좋고 해도 좋고…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니 

다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1시간 운전을 하면서 오는데 

말을 더 이을 것이 없었다. 

다만 다시 찾았다는 것만이 감사하며 

소망이 될 뿐이다. 


교회에 이르러 믹스커피를 한잔했다. 

“목사님, 이 커피 한 잔이 교도소 안에서는 

그렇게 소중하고 고마운지 몰랐습니다!”


“그 마음 잊지 말고 

늘 맛있게 먹고, 일상을 기쁘게 살자!”


“오늘 교회에서 자고 

내일 7시에 김 권사님이 널 데리러 올테니

그때에 건강건진을 하러 가자.


“목사님, 제가 살고 있는 서울역 여관에 다녀와도 될까요?

짐도 가져와야 하고….. 내일 아침에 오겠습니다!”


“그래라. 그런데 팔순 노인께서 병원에 직접 가서 

네 건강검진을 부탁한 것이니 꼭 와야 한다.  

오늘 저녁식사 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말고.”


나는 여관에 간다는 것을 허락했지만, 

과연 다시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길인 것을

본인에게 맡기자 하였다. 


나는 5만원짜리 지폐를 쥐어 주면서

“이것은 비상금이다. 

내일 혹 늦으면 택시라도 타고 

꼭 와야 한다.”


저녁 8시 반 즈음 되었을까, 전화가 왔다. 

예감이 이상했다. 


“목사님, 저 진현이입니다.

저 술 먹고 있어요.”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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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저주와 축복의 길을 알아야 하지만, 모든 사물과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사고력의 얕음을 뜻합니다. <以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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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씩 완결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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